우리나라는 역대 최저 출산율을 거듭 경신하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 베트남은 인구 구조가 안정적인 삼각형을 나타내며 매우 젊고 활기찬 사회가 조성되어 있다. 값싼 노동력, 그리고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의 젊은 인구는 PC방 산업이 성장하기에 최적의 여건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베트남 내 PC방 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입어 개체수가 많이 줄었었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에서는 PC방 산업이 다시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내 업체들의 현지 진출 사례도 늘고 있는데, 베트남을 직접 찾아가 뜨거운 PC방 시장을 살펴봤다.

베트남에서는 남녀노소, 임산부까지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것이 일상이다

PC 사양은 한국 PC방 능가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10월 중순,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날씨는 우리나라 한여름 날씨처럼 덥고 습했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를 달려 숙소가 있는 미딩 지역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한글로 장식된 간판과 한국인들이 가득해 베트남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베트남어가 미숙한 기자를 위해 한국어에 능통한 현지인 A씨가 가이드에 나서줬다. 그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PC방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으로, 한국과 베트남 PC방 산업에 대한 안목이 남달랐다.

A씨에 따르면 하노이에서는 최근 대형 PC방 오픈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현지 PC방의 대다수는 아직 10~30대 규모의 초소형 PC방이 차지하고 있지만, 새롭게 오픈하는 PC방은 200대 규모 이상의 대형 매장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PC방 얘기다.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PC방, 오전부터 만석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 PC방은 일단 영업 환경부터 한국과 완전히 다르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아침 일찍 일상을 시작하고 이른 오후 마무리하는데, PC방 손님들 역시 이른 아침부터 매장을 찾았다. 오전 8시부터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11시가 채 되기 전에 만석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했다.

주말이라 이렇게 손님이 많았을까. A씨는 “평일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손님이 매일 매장을 방문한다”며 전혀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방문한 매장마다 빈 좌석을 찾기 어렵다

더 놀라운 점은 현지 PC방들의 하드웨어 사양이다.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대형 매장 4곳을 돌아봤는데, 평균 PC 사양이 인텔 12세대 CPU와 지포스 RTX3060/70 그래픽카드, 모니터 주사율도 165HZ 수준으로 갖췄다. 한국 PC방의 평균 PC 사양을 상회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팀룸’이나 ‘이스포츠존’처럼 특별한 공간은 베트남 손님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부담스러운 요금 탓에 쉽사리 앉지 못하는 것이다. 현지 PC방들은 PC 사양별로 가격을 차등 적용해 운영하고 있었는데, 팀룸과 이스포츠존은 평균 15,000동(약 800원) 수준의 일반석 요금보다 많게는 두 배 정도 비싸서 대부분의 손님은 일반석에서 게임을 즐겼다.

의자 바퀴와 칸막이가 없는 것이 베트남 PC방 특징

오토바이 주차장 필수, 한국 사업자 진출은 제약 많아

이번 하노이에서 방문했던 PC방들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대형 매장은 물론 골목에 있는 초소형 매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과 똑같이 코로나 사태를 겪고 PC방 산업 자체가 휘청했던 터라 그 회복력이 놀라웠는데, 이는 현지인들의 경제력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4,010달러로, 한국(35,990달러)의 1/9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국내 게이머들은 가정용 PC를 구매해 집에서 게임을 즐겼지만, 베트남 현지인들은 PC를 마련할 여력이 없어 PC방을 떠났던 손님 대부분이 복귀했다.

PC 사양도 주목할 점이다. 베트남에서도 손님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LoL)’였는데, 오히려 한국보다 ‘LoL’의 점유율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도 현지 PC방들은 PC 업그레이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가능한 높은 사양을 유지하고 있다. PC 사양이 곧 경쟁력이라는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PC방은 오토바이 주차장이 필수

이처럼 고사양 PC를 유지하는 것은 오토바이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에 있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베트남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심지어 임산부까지도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 PC방 이용객들 역시 오토바이를 끌고 매장을 찾아오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PC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 주차장이 필수다.

오토바이로 인해 이동 거리에 제약이 사라지면서 손님들은 집에서 다소 먼 거리에 있는 PC방이라도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PC 사양이 높고, 넓고 쾌적한 PC방이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베트남이지만, 정작 한국인의 PC방 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 외국인에게 다소 불리한 인허가 조건 및 과정은 혈연관계로 엮여 있거나 믿을만한 현지인 동업자가 있어야 극복할 수 있다. 뜨거운 열기 만큼이나 매력적인 베트남 PC방 시장의 유일한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오픈하는 대형 매장에서는 이스포츠 전용석이 반드시 설치돼 있다

팀룸과 같은 VIP 전용석은 비싼 요금 탓에 이용률이 높지 않다

앉은 자리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스모킹존은 좀 부럽다

출처 : 아이러브PC방(http://www.ilovepcbang.com, 이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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