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솔루션의 한계 경험한 업주들 알바 체제로 회귀 늘어
무인솔루션 도입 직후 1개월가량 적극 관리해야 안착 가능

PC방 업계는 지난 수년 동안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매출 감소를 감내하면서까지 무인솔루션을 도입한 매장들이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야간 알바 체제로 회귀하는 매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무인솔루션 업체 에스원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가맹점이 크게 늘었다가 지난 6월 기준 35%가량 감소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는 PC방 무인솔루션 업체들 대부분이 엔데믹에 들어 가맹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공통된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폐업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무인솔루션을 도입했던 PC방들이 다시 옛 방식으로 되돌아간 배경에는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손님이 늘고 PC 가동률이 올라 야간 알바를 고용해도 되겠다는 희망 섞인 판단에서다.

그러나 코로나 기간 동안 무인솔루션을 가동하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각종 문제점 등 한계가 드러나 이에 대한 실망감도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무인솔루션 도입 이후 매출의 일정 부분만 포기하면 인력관리 스트레스와 인건비 지출 부담에서 해방될 것이라 환상을 가졌던 업주일수록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무인솔루션을 도입한 PC방 업주들은 이용객 출입 통제가 번거롭고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야간 단골손님을 상대로 별도의 회원정보를 등록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뜨내기 손님을 내치게 되고, PC 이용 매출 대비 먹거리 매출의 하락에 당황하기도 한다.

게다가 무인 매장은 출입문을 항상 잠궈두기 때문에 화장실이 매장 외부에 있다면 손님들의 불편이 가중된다. 여기에 매장 출입에 필요한 휴대폰을 좌석에 두고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당황한 손님이 출입문을 파손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지문인식 기능과 통화 기능이 있는 도어폰을 설치해도, 성인 일행과 함께 입장하는 청소년들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PC방 업주들이 손에 꼽는 대표적 불만이다.

에스원 측은 “청소년 출입 부분은 1차적으로 신분증 판독기, 지문인식, 회원정보 확인 등을 통해 필터링하고, 2차적으로 관제 시스템을 통해서도 확인해 방송으로 퇴장을 유도하고 있다”며 “그래도 청소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출입을 시도하고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직원이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PC방 무인솔루션은 도입 자체에 대한 고민과 함께 도입 초기의 매장 운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무인솔루션은 업주에게도 낯설지만, 손님에게는 더욱 그렇다. 무인솔루션 업체들이 약 1개월 동안 야간에 매장 이용법을 안내하는 기간으로 설정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거 선불결제기 도입 초기에 업주나 알바가 기기 옆에서 사용법을 안내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무인솔루션 도입 후 야간 영업에 신경을 꺼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무인솔루션을 경험한 PC방 업주들은 매장의 이미지가 이 때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무인 PC방이 불량청소년들의 아지트처럼 여겨질 경우 매장 상태가 엉망이 될 수 있고, 평소 매장을 자주 이용하던 단골들의 불편사항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간 무인 매장을 2년간 운영했다는 한 PC방 업주는 “인건비 절약의 단꿈에 덜컥 무인솔루션을 도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무인솔루션 도입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고,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지 PC방 업주의 고민이 따라야 하는 고난이도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출처 : 아이러브PC방(http://www.ilovepcbang.com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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