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말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 10위권 내 게임들이 기록한 점유율 합은 90%에 육박한다. PC방을 방문한 손님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백여 가지가 넘지만, PC 가동률을 책임지는 게임은 사실상 TOP10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새해가 밝으면서 올 한해 TOP10 게임들의 전망이 어떨지는 PC방 업주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대형 신작 게임의 출시도 예정돼있어 오랜 기간 큰 변화가 없었던 TOP10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의 1위 ‘LoL’, 올해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는 수년째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 PC방 최강자다. 지난 2011년 출시 이후 PC방 주간 점유율 연속 1위 기록을 연거푸 달성하는 등 잠시 동안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긴 했으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여전히 난공불락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PC방 업계를 휩쓴 지난 2년 동안에도 ‘LoL’은 PC방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LoL’의 굳건했던 점유율 40%선이 무너졌고, 정규 시즌이 종료된 이후에는 점유율이 36%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달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1월 중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LoL’의 기존 혜택과 함께 PC방 무료 스킨 등의 추가 혜택을 적용하겠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PC방 혜택 강화는 업계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추가적인 사용량 증가와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Xbox 게임패스에 ‘LoL’이 기존 PC방 혜택을 적용해 입점한 상태기 때문이다.
오는 6월 6일에는 블리자드의 대형 신작 ‘디아블로4’가 출시된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PC방에서 큰 흥행을 보여 왔으며, 전작 ‘디아블로3’의 경우 2012년 출시 당시 ‘LoL’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전적이 있다. 지난 2021년 리메이크돼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역시 초반 강세를 보이며 출시 1주일 만에 PC방 점유율 2위에 오르며 ‘디아블로’ 시리즈의 인기가 건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디아블로4’가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한다면 수년째 이어진 PC방 점유율 1위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FPS의 치열한 경쟁 속에 RPG 약세 지속
스포츠 장르의 점유율을 독점하고 있는 ‘피파온라인4’는 올해에도 PC방에서 활약을 펼치며 최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PC방 프리미엄 혜택과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는 ‘피파온라인4’가 PC방에서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버워치2’와 ‘서든어택’, ‘발로란트’, ‘배틀그라운드’ 등 4종의 FPS 장르는 올해도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오버워치2’가 출시 효과로 독보적인 1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올해에는 ‘서든어택’과 ‘발로란트’의 추격으로 장르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RPG 장르는 TOP10 내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성수기 이후 하락세가 예상돼 TOP10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할 것으로 보이며, ‘로스트아크’는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가 지연되면서 현재 점유율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디아블로4’는 6월 6일 출시와 함께 점유율 최상위권에 랭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장수게임 ‘스타크래프트’는 올해 역시 꾸준한 성적으로 TOP10 말석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 출시 예정인 멀티플랫폼 MMORPG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은 콘텐츠 구성 등의 내용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TOP10 진입 가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